이것이 바로 CJH International 사의 Accelero S1 Rev.2이다. 이것과 몇몇 제품들이 최근 갑작스럽게 일게 된 지름신의 강림에 의해 질러버렸는데 그 배경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내 컴퓨터 케이스는 마이크로닉스 ML-10이다. 친구인 J 모군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조금 과장해서 '쌀 한 가마' 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문제의 케이스. 꽤 무겁다. 내부의 구조는 꽤 탄탄하고 오밀 조밀하게 모여 있는 편인데, 그에 대한 반작용인지 내부 통풍이 그다지 썩 좋은 편은 아닌 듯 싶다.
또 다른 컴퓨터 한 대는 케이스가 좀 더 저렴하고 가벼운 모델인데, 별다른 쿨러 없이 기본적으로 달려 있는 메인 팬 하나만으로 내부 통풍이 다 되고 환기가 잘 되는지라 위의 케이스와 상당히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위의 ML-10이 후자에 비해서 본체 내부에 먼지가 쌓이는 속도가 거의 10배속(매우 주관적인 기준)에 달한다고 느껴진다는 것이다. 전자의 컴퓨터는 3개월 단위로 본체 청소를 해도 먼지가 풍성(?)하게 쌓이는 반면, 후자의 경우는 6개월에 한 번 열어도 잔 먼지 털고 나면 별로 치울 것이 없는 상태일 정도로 그 차이가 격심하다.
그렇다보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먼지로 인한 내부 부품들의 트러블 발생이다. 2006년 5월 중순이 조금 지난 즈음에 구입 했던 컴퓨터인데, 먼지로 인한 파워서플라이의 팬의 베어링 마모로 인해 A/S를 벌써 두 번이나 받았고, VGA 카드 또한 전에 쓰던 Radeon X600의 경우에도 그래픽 카드를 분리 해서 팬 청소를 5번이나 해야 했다. 그나마 X600의 경우 레퍼런스 쿨러를 이용했는데, 저사양 그래픽 카드인지라 큰 문제는 없었고, 마모 또한 적어서 교체를 할 수준은 아니었기에 그냥 1년 반 정도를 사용했다.
하지만 올 해 새로 구입한 VGA의 경우는 잘만 VF700-Cu를 장착 하였는데 구입 당시 처음 사용 할 때의 GPU 온도가 Idle 시 46℃ 정도, 풀로드시 60℃에서 한 보름 정도 지나자 Idle 시 54℃ 정도, 풀로드시 66℃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Idle 시 60℃에 육박하게 되어 VGA 카드를 분리하여 쿨러 청소를 단행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Idle 시 53~55℃ 정도, 풀로드 시 64~66℃ 정도를 유지하게 되었던 것이 올 해 여름철이 되면서 베어링 마모로 인해 쇠가 갈리는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주게 되었다.
불과 며칠 전 컴퓨터를 부팅하는데 부팅 시 에러가 떴다. 그리고 그 후로 부팅이 되지 않는 증세가 발생, 컴퓨터는 가동 되지만 모니터가 뜨지 않길래 그래픽 카드를 다시 분리하여 청소 하고 난 후 부팅하니 부팅이 되어서 그 동안 참아왔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팬리스(Fanless) 형태의 VGA 쿨러.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다양한 평가를 듣게 되었다.
잘만의 팬리스 같은 경우는 팬을 따로 부착하지 않을 경우 기본 70℃를 육박한다던지 그런 소문을 워낙 들어온 터라 과감하게 포기하였다. 그리고 여러가지로 뒤져보다가 결국 눈에 띈 것이 Accelero S1 Rev. 2였다.
사람들의 사용기를 여럿 훑어보면서 정보를 수집 해 본 결과, 무팬 상태에서도 충분한 성능이 발휘된다는 믿기 힘들 평들이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나는 워낙 불안한 터라 결정을 잘 내리지 못 하다가, 그래픽 카드 밑에 간단하게 팬 하나를 장착하는 형태로 구입하기로 마음을 결정, 지름신이 강림하였다.
그래서 구입 한 것이 CJH International 사의 Accelero S1 Rev.2와 Titan 사에서 제조하고 Evercool에서 취급 판매하는 Evercool Titan Dragon Fan(上)과 Evercool Titan Slim System Cooler(下)이다.
무팬의 성능이 얼마나 될까 하는 불안감에 보조 수단으로 본체 전면과 후면에 쿨러를 하나씩 장착 할 계획으로 구입 계획에 넣은 제품들이다.
'아무리 인터넷 상에서 말로만 성능이 좋다고 한 들 실제로 설마 그렇겠어?' 라는 맘으로 들고 와서 열심히 VGA 카드의 기존의 잘만 쿨러를 제거하고 20여분에 걸쳐서 Accelero S1을 설치 하고 느낀 점은 정말 크다는 것이었다. 동봉 된 설명서에 보면 그래픽 카드의 중심 GPU 칩의 중간 부분에서부터 PCI 슬롯 끝부분 까지의 거리가 48mm 이하인 경우에는 S1의 히트싱크 부분의 나사를 풀어서 위치 조절을 해 줘야 한다고 나와있는데, 나의 VGA 카드의 경우 거리가 35mm 정도라 실제로 위치 조절을 하고 나서야 메인보드에 장착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배선들과의 간섭 때문에 배선 정리까지 싹 새로 하고 나서야 말끔하게 설치가 완료 되었다.
장착을 하고 난 후에 무팬 상태로 테스트를 한 결과 Idle시에 54℃라는 결과는 나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잘만 쿨러 그 동안 뭐 한거야!? 라는 외침을 외치게 만들며, 각종 3D 게임을 통해 GPU를 괴롭 힌 결과 온도가 60℃까지 올라가는 경험을 했다. 무팬의 상태에서 이 정도라니, 정말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제품이었다.
그리고 난 후에 Accelero의 바로 밑 PCI 슬롯에 Titan System Cooler를 비롯해 구입 한 Titan 시리즈를 모두 설치 한 후에 다시 작동 해 본 결과 Idle 시 51℃, 풀로드시 54℃라는 쾌거를 이룩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덤으로 얻은 효과는 CPU의 온도 또한 전체적으로 7~10℃ 정도 내려갔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본체 전,후로 쿨러를 장착해서 내외부 통풍을 시원하게 만들어준 점과, 그로 인해서 평상시 폐쇄 된 케이스 내에서 가열 된 GPU의 온도가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 하고 위로 떠올라 CPU를 가열 시켰던 것을 Accelero가 GPU의 열을 가져오면서 위로 전달 되지 않게 되고 케이스 내부에서도 열의 순환이 잘 일어나고 밖으로 배출이 잘 되면서 시스템 전반적으로 온도가 많이 하향 되는 이점을 낳게 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읽어보면 그래픽 카드에 직접 80mm~120mm에 달하는 팬을 하나 장착 시켜주면 성능이 급향상 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직접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그렇고 해서(이미 잘만 등의 경험으로 VGA 카드에 직접적으로 팬을 설치하는 것이 후에 귀찮은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차라리 PCI 형태로 하나 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통째로 교체하는 것이 편하다는 결론을 도출 하게 되었다.) 일단 기존의 잘만 쿨러보다 나아진 온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요 몇 달 쿨러의 소음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그런 소리 없이, 간단하게 시스템의 바람이 나오는 정도의 소리 정도는 애교로 들어주면서 컴퓨터를 쾌적한 환경에서 하고 있다. 혹자들은 그런 바람 소리조차도 싫다고 하면서 완벽한 무팬 시스템으로 가는 경우를 보았는데, 아무래도 More Fanless, more expensive의 진리가 변하지 않는 한, 금전적 여유가 없는 이상 더 이상의 펜리스는 꿈도 꿀 수 없을 듯 하다.
이제 자그마한 꿈이 생겼는데, 앞으로 재정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 나도 한 번 전체적인 무팬 시스템에 도전 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컴퓨터를 켜놓고 많은 낮밤을 보내왔던 나의 지난 날들을 돌이켜보면, 조용한 시스템 작업 환경에서 컴퓨터를 쓰다가 켜놓고도 평안하고 깊게 잠들 수 있는 그러한 Fanless는 치명적인 유혹이 아닐 수 없다.